안성 석남사 마애여래입상, 고려의 숨결 품은 천년 암벽불
(안성=포토뉴스) 22일 주말,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촌새말길 석남사 인근 산길. 숲속으로 1km 남짓 오르면 높이 7m, 너비 6.5m의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석남사 마애여래입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짙은 녹음 속에서 마주한 고려시대 불상은 천년의 시간을 품은 듯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인 석남사 마애여래입상은 전체 높이 5.3m, 불상 높이 4.5m 규모의 대형 마애불로 1981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석남사를 굽어보는 암벽 전면을 가득 채운 얕은 돋을새김 기법이 특징이며, 고려 전기 불교조각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불상은 머리 뒤로 세 겹의 원형 두광을 두르고 몸 전체를 감싸는 신광을 갖췄으며, 연꽃잎을 형상화한 연화좌 위에 서 있다. 넓은 얼굴과 길게 뻗은 눈, 두툼한 입술, 굵은 목의 삼도 등은 고려 불상의 소박하면서도 힘 있는 조형미를 보여준다.
특히 왼손은 가슴 앞에서 엄지와 중지를 맞댄 채 안쪽을 향하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돌려 검지만 편 독특한 수인을 취하고 있다. 양 어깨를 덮은 법의는 바닥까지 길게 흘러내리며, 가슴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U자형 옷주름이 입체감을 더한다.
다만 오랜 세월 풍화와 자연 균열로 얼굴 중앙에는 세로 균열이 남아 있고, 눈과 코 일부도 마모됐지만 불신과 광배, 대좌는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당시 조각기법과 신앙문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준다.
이날 마애불을 찾은 시민들은 데크 앞에서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리거나 한동안 불상을 바라보며 산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했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석남사 마애여래입상은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안성의 대표 문화유산으로 주말 탐방객들의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