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정주미 출판기념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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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가 정주미 출판기념회 개최
  • 엄태수 기자
  • 승인 2022.09.2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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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미 춤꾼이 스승 이동안 명인에 대한 에피소드와 함께 재인청 춤에 대한 자신의 진솔한 여정 출간
24일 경기 과천시 경기소리전수관 상상홀에서 정주미 무용가 출판기념회 개최.
24일 경기 과천시 경기소리전수관 상상홀에서 정주미 무용가 출판기념회 개최.

(과천=포토뉴스) 오는 24일 오후3시 경기 과천시 경기소리전수관 상상홀에서 정주미 무용가 출판기념회가 한영혜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책속 엿보기 오프닝과 함께 열린다.

이날 기념회에는 재인청 춤과 인연을 갖고 있는 서정숙 한국민족춤협회이사장, 신새별 동시작가, 김세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출판사 진인진의 김태진 대표의 축사와 ‘저자에게 묻다’ 좌담과 저자의 ‘재인청 팔박기본무’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주미 무용가는 초등학교 3학년때 한국무용에 입문하여 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경남무형문화재 21호 진주교방굿거리춤을 이수했고 1992년 춤꾼 이동안 선생을 찾아가 재인청 춤과 장단을 익혔다. 1998년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이동안 춤 세계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양대학교 평생교육원 무용과 강의를 위해 ’한국무용사 강의노트‘를 집필했다.

현재 전승 및 연구단체인 ‘재인청춤전승보존회’와 공연단체인 ‘재인청예술단’을 설립해 재인청 춤의 전승과 우리 춤 대중화를 위해 공헌하고 있으며, 2002년 저자의 개인 공연인 ‘정주미 춤추러 간다’를 시작으로 2004년부터는 재인청예술단의 정기 공연인 ‘재인청 춤판’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 재인청 춤의 정수를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한국무용가 정주미 출판기념회.
한국무용가 정주미 출판기념회.

신간 / 재인청 춤꾼 이동안

(수난의 시대를 살다간 한 춤꾼의 포괄적인 초상)

한국무용가이자 재인청 춤 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정주미 춤꾼이 스승 이동안 명인에 대한 에피소드와 함께 재인청 춤에 대한 자신의 진솔한 여정을 에세이집으로 출간해 화제다.

이동안 명인은 재인청의 예맥을 이어 내린 세기의 광대로 김인호의 제자다. 명창 이동백과 근대무용의 아버지 한성준의 증언에 따르면 김인호는 구한말 순종과 함께 대청마루에서 놀았던 광대 중의 광대였던 인물이다.

저자는 스승 이동안과의 만남과 사사, 그리고 스승의 사후로 이어지는 관계 가치를 진솔하면서도 질곡한 문장으로 소개한다. 스승과 제자라는 사이에서만 가능할 수 있는 소통의 과정을 여느 무용평론가의 문장과는 현저히 다른 편안하면서도 역사적인 통찰의 눈으로 보여준다.

저자 정주미는 프롤로그에서 “나는 춤꾼이다. 우리 춤에도 이른바 여러 유파가 있어서 굳이 유파 속에 나를 넣는다면 ‘재인청’이라는 유파의 춤꾼이다. 그런데 재인청은 한국무용사의 입장에서는 결코 유파가 아니다. 정리하면, 재인청은 하나의 유파인데 유파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모순적 진술을 해명하기 위해...” 자신의 시각을 에세이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현실에서 만난 날줄의 스승 이동안은 낯선 언어와의 만남이라 규정한다. 그 낯선 언어들이 해독되는 지점이 바로 역사 속에서 만난 씨줄의 스승 이동안이 날줄과 교차하는 지점이다. 여기에 이르러서야 일정한 어법이 있었음을 이해하고 드디어 스승의 정체를 파악하는 구조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읽히는 한 편의 인물론이자 무용사라 할 만하다.

공연예술평론가인 이태주 박사는 서평에서 “재인청은 1824년 순조가 세운 중앙예인단체이다. 명무 이동안은 재인청의 혈맥을 이어나갔고 정주미는 그의 ‘태평무’ 이수자 제1호”라고 강조하고 “이 책은 수난의 시대를 살다 간 한 사람 춤꾼의 포괄적인 초상을 담고 있다. 재인청과 이동안의 관계, 재인청 춤의 원리와 스타일, 이동안 스승과의 만남, 춤 이수과정, 이동안의 삶과 예술 등 이동안의 심부(深部)를 파헤치고 있다. 무형문화재로 '발탈(발(足)에 탈을 씌우고 갖가지 동작을 연출하는 민속연희)이 지정되고 '태평무(왕과 백성의 마음을 담아 태평성대를 축원하기 위하여 추는 춤)'가 탈락하자 이동안 춤방에서 제자들이 사라진다. 그 암울한 상황에서 정주미는 홀로 스승 옆에 남아서 그의 지팡이가 되었다. 그 장면은 이 책의 압권이다. 스승과 제자는 온갖 눈물의 세월을 극복하고 전통무용의 발전에 헌신했다. 재인청 예술단이 창단되고, 재인청춤전승보존회가 현재 질주(疾走)하고 있는 것은 제자가 스승에게 바치는 최고의 헌신(獻身)이 된다”고 극찬했다.

저자는 스승의 정체를 파악함과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과 앞으로의 지향에 선명성을 획득하고 있다.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단은 이를 잘 보여준다. “너무도 감사한 일이다. 내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쏟은 시간이 이동안 선생께서 이 땅에 쏟은 시간에 대한 보답이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선생의 삶이 ‘내가 왜 재인청 춤을 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이 책이 스승 이동안 춤꾼을 향한 제자의 헌사(獻辭)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염원을 담았다.

시인 정희성도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음악은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이 음악보다는 춤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묵언으로서 어떤 경지에 이르는 일이 가능할까? 나는 시를 쓰지만 시로서는 그것이 가능한 일이 아님을 안다. 오직 춤만이 그 경지에 이를 수 있다. 그렇다고 춤에 언어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춤에는 춤만의 언어가 있다. 춤꾼 정주미는 그 '낯선 언어'의 연원을 탐색하며 '삶 자체가 춤이 된 인물 이동안'을 만나고 마침내 그를 복원한다. 전통은 이렇게 하여 계승되는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며 그동안의 지난했던 노고를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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