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포토뉴스) 3일 경기 안성문화원은 2024년 경기도민속예술제 안성시 출품작 ‘죽촌마을 동제’가 안성시 대덕면 죽촌마을 당산나무, 미륵불 앞 제단에서 진행됐다.
안성천에 인접해 자리 잡고 있는 옛 죽촌마을 주민들에게 안성천은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고마운 하천이자 홍수로 범람할 경우 큰 재해를 가져오는 무서운 하천이기도 했다. 또한 전염병 등도 인간의 힘으로 막기 힘든 재해였다.
이에 옛 죽촌마을 주민들은 홍수와 전염병을 막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700년 전에 음나무를 심고 거칠고 투박하게 생긴 돌부처 미륵불을 500년 전에 설치했다. 현재 당산나무(음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돼 있으며, 미륵불(석조여래입상)은 경기도기념물로 지정돼 보전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구술에 따르면 죽촌마을 주민들은 당산나무(음나무)와 미륵에 신이 깃들여 있다고 믿고 매해 당제와 미륵제 그리고 안성천에 지내는 천(川)제가 통합된 죽촌마을 동제를 지내왔으나 전국 3대 실력항쟁지인 안성3·1독립항쟁 이후 일제가 주민이 모이는 행사 추진을 못하게 탄압하고 미륵을 땅속에 묻어 이후 동제를 지내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게 사라질 뻔한 죽촌마을 동제는 지난 2019년 마을주민들의 제보로 안성문화원이 마을주민들과 함께 땅속에 묻힌 미륵불 복원에 착수, 2002년 복원을 완료했다. 이후 죽촌마을 주민들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는 미륵불과 함께 복원된 동제를 매해 지내오고 있다.
2024년 죽촌마을 동제는 경기도문화원 연합회 김용규 회장, 안성문화원 박석규 원장과 김태원 전 원장을 비롯한 문화원 관계자, 죽촌마을 김영서 이장, 안성학연구소 임상철 소장, 안성사연구회 채수 회장, 대덕면사무소 김진관 면장, 대덕농협 양철규 조합장 등 내외빈과 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또한 경기민속제 심사위원인 박전열 중앙대학교 교수(심사위원장), 허용호 문화재청·경기도·서울시 문화재위원, 김성진 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교 겸임교수도 동제에 참가, 현장을 살펴보고 마을주민과 안성문화원을 대상으로 고증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동제는 안성학연구소 임상철 소장의 동제 설명 후 제례 시작을 알리고 제례장을 울려주는 대덕면풍물단의 풍물공연을 시작으로 신을 모시는 강신례, 첫잔을 올리는 초헌례, 두 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 세 번째 잔을 올리는 종헌례, 신을 보내는 송신례, 신이 내리는 술을 마시는 음복례, 축문을 태우고 묻는 소지례 순으로 진행됐다. 동제 후에는 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국가무형유산 이도휘 전수장학생의 민요경창이 이어졌으며, 아롱개풍물단의 신명나는 풍물판을 시작으로 마을축제인 죽촌제도 진행됐다.
죽촌마을 김영서 이장은 환영사를 통해 “마을 주민들은 당산나무와 미륵불이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고 500년 넘게 당산나무와 미륵불을 지키고 보존하며 매해 동제를 지내오고 있다”며, “마을대표로써 시대가 변함에 따라 동제를 지켜오는 일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민속제 출품으로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안성문화원 박석규 원장은 “현재 죽촌마을 동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형태와 절차가 많이 변형됐으나 이번 경기도민속 예술제 출품을 계기로 모든 절차와 형태 등을 중장기적 계획으로 정형화하여 보존 전승하고자 한다”며, “전통을 지키고 계승하겠다는 마음하나로 당산나무와 미륵불 그리고 동제를 지켜온 김영서 이장을 비롯한 마을주민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안성문화원도 마을주민분들의 활동에 함께하겠다”고 전했다.